고유가 시대 버핏의 베팅..`철도가 경쟁력`
`에너지 효율`..트럭대신 철도 `주목`
투자 잇따르며 철도株 강세 지속
`눈먼투자` 지적도..경기침체시 `타격`
입력 : 2007.06.22 08:11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철도주를 대거 매입하고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 증시에선 때 아닌 철도주 바람이 불었다.
버핏은 지난 4월9일(현지시간) 버크셔를 통해 미국 2위 철도 업체 벌링턴 노던 산타 페(BNSF) 최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고, 이후 철도주에 대한 추가 투자 소식도 전했다.
그는 왜 절정기를 지난 철도 산업에 주목했던 것일까. 시장에선 궁금증이 일었지만, 근본적인 분석엔 접근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그 이유를 설득력있게 분석했다. 바로 고유가 때문이란 것이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류의 중심이었던 트럭 산업이나 자동차 생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따라서 이의 대안으로 철도 산업이 다시 활황을 맞이할 수 있었단 계산이었단 것이다.
◇유가 오르면 트럭 대신 철도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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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철도 지수도 지난 2003년 3월 이래 세 배 가량 급등했다. 반면 트럭 관련주는 지지부진했다
제이슨 세이들 크레디트 스위스(CS) 애널리스트는 "철도는 통상 트럭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3배 이상 된다"면서 "고유가는 이들을 차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에 첫 철도가 개설된 것은 지난 1869년. 남북전쟁 4년 뒤 최초의 대륙횡단철도가 건설됐다. 서부 개발과 경제 성장을 등에 업고 철도가 전성기를 맞았지만 한 세기가 지나면서 철도의 경쟁력은 빛이 바랬다.
지난 2005년 미국 운송량의 69%를 트럭이 차지하게 됐다. 2004년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한 것. 반면 철도의 비중은 13%로 같은 기간 동안 2%p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유가 상승과 더불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주식 시장에서도 자동차주 대신 철도주에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따.
지난 5월 베어스턴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울페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40년간 트럭에 자리를 내어 준 철도가 향후 10년간 시장을 탈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SX에 투자한 영국의 행동주의 펀드 TCI 펀드 매니지먼트의 스네할 아민 파트너는 "트럭 운송이 3~4년전에 비해 현재 경쟁력이 저하된 것이 사실"이라며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혼잡 및 노동비용 상승..트럭 매력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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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된다
미국 도로협회는 지난 200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8.6%였던 운송 비용이 2005년 9.5%로 상승한 데엔 고속도로 혼잡이 이유가 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는 30년만의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석탄이나 에탄올 등에 대한 수요 증가도 철도주를 돋보이게 한 배경이다. 이 둘은 옥수수, 비료 등과 함께 주로 철도를 통해 운송되는 품목이다.
유니온 퍼시픽은 올 1분기 에탄올 관련 선적량이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철도주 강세를 이끌었다. 대개 미 서부 해안으로 수입된 이들 품목은 철도나 트럭을 통해 내륙으로 이동되는데, 트럭보다 철도가 선호되면서 철도주에 결국 수혜가 된 것이다.
◇철도株 `눈먼 투자` 우려도..경기침체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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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경우엔 철도주도 기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츠의 이코노미스트 폴 빙엄은 "최근 운송량이 줄고 있으며, 이것이 3분기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니온 퍼시픽도 지난 달 열린 투자자 미팅에서 "2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가는 상승을 지속했다.
릭 피터슨 UBS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를 인지하지 않았거나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