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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맨 파워…`인재 사관학교`로 다시 주목 - [한국경제]

thinks of 2007. 11. 17. 23:08

골드만삭스의 맨 파워…`인재 사관학교`로 다시 주목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입력: 2007-11-16 18:09 / 수정: 2007-11-17 10:58


'월가 인재사관학교'인 골드만삭스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위기에 빠진 메릴린치를 구할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 CEO는 골드만삭스 사장 출신이다.

또 존 테인 후임으로 NYSE CEO로 임명된 던컨 니더라우어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이런 식이라면 위기에 빠진 금융회사 CEO 자리는 모두 골드만삭스 출신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인재의 산실이란 점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미 재계와 정계,행정부를 움직이는 핵심 요직엔 골드만삭스 출신이 포진하고 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골드만삭스 회장 겸 CEO를 지내다 작년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클린턴 정부에서 '신경제'를 이끌며 역대 최고 재무장관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로버트 루빈 현 씨티그룹 회장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와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스티븐 프리드먼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의장,루벤 제프리 상품선물거래위원회 회장 등도 골드만삭스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도 폴슨 장관과 공동회장을 지냈다.

그런가 하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재와 차기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내정된 마크 카니 캐나다 재무차관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가히 세계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는 골드만삭스 동문회가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골드만삭스 특유의 엘리트주의와 팀워크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월가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철저한 엘리트주의를 지향한다.

입사 과정에서부터 10여 단계의 면접을 거쳐 '될성부른 사람'만 뽑는다.

이들은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쳐 능력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엘리트주의의 정점은 파트너십 문화.골드만삭스는 1999년 상장된 뒤에도 창립 이후 정착된 파트너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전 세계 2만6000여명의 직원 중 300여명만 파트너가 된다.

파트너라는 '별'을 달면 주인 대접을 받는다.

9~12년 동안 다면평가를 거쳐 골드만삭스를 이끌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만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현재 300여명의 파트너 중 한국인도 1명 있다.

이러다보니 골드만삭스 파트너 중에는 준비된 CEO감이 넘쳐난다.

작년 5월 말 헨리 폴슨 당시 회장이 재무장관으로 발탁되자 로이드 블랭크페인 사장을 곧바로 CEO로 선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CEO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메릴린치나 여전히 CEO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씨티그룹과는 다르다.

이들의 능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 때 거의 손실을 보지 않은 것으로도 입증됐다.

골드만삭스 특유의 기업문화인 팀워크 우선주의도 골드만삭스 출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에서는 '나'보다 '우리'가 우선이다.

'인화단결 공동책임 무한성실' 등 한국에서도 폐기단계에 처한 단어들이 여전히 회사 내에 살아 있다.

이런 풍토에서 훈련받다보니 '우리가 남이가'라는 의식이 강하다.

이는 회사를 떠나도 밀어주고 끌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프리드먼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인물은 조슈아 볼턴 비서실장이고,로버트 루빈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소개한 인물도 골드만삭스 파트너였던 케네스 브로디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과연 골드만삭스 전성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처: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