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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조용히 좀 계세요

thinks of 2007. 10. 24. 20:57

"그린스펀, 조용히 좀 계세요"

"전임 중앙은행 총재 은둔해야"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 쓴소리

입력 : 2007.05.17 09:14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퇴임 후에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간당 10만달러를 받으며 1주일에 한번정도 외부 강의를 나가고 있고 자서전인 `혼란의 시대: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 출판도 준비중이다. 아직도 금융시장에서는 그린스펀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어서 그의 한마디에 금융시장이 흔들리기도 한다.

 

머빈 킹 총재(왼쪽)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그러나 이같은 외부 활동에 대한 비판도 많다. 현임 의장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도 쓴소리를 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킹 총재는 런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디 조지 전 영란은행 총재에게 상당히 감사한다"며 "그는 퇴임이후 통화정책위원회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킹 총재가 직접적으로 그린스펀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이들이 경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시각을 분명히 했다.


사실 그린스펀은 지난해 연준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그저 군중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공석에 나서 의견을 피력한다면 버냉키를 난처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버냉키의 머리를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퇴임 이후 각종 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경기 침체 가능성에 경고를 날렸고 그린스펀의 의지와는 달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경제가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말해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을 불러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벤 버냉키 현임 의장이 바로 전날 의회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증언한 다음날이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이 너무 빨리 입을 열었다. 후임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등의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그린스펀은 금리정책에 대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지만 세계 최대 채권 투자사인 핌코와는 자문계약을 맺고 금리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스펀은 세계적으로 금리가 향후 수년간 오를 것이며 3년 뒤 선진국 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킹 총재는 그린스펀 자체에 대해서는 거시경제학의 아버지인 존 메이너드 케인즈와 비교하는 등 높이 평가했다.


그는 "위대한 경제학자는 수학자, 역사학자, 정치가, 철학자의 면모를 모두 갖춰야 하는데 그린스펀이 그렇다"고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