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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의 고민(1)[샤프슈터]

thinks of 2007. 10. 24. 19:45


   [샤프슈터 2007.03.19] 

 

최근 중요한 이슈였던 미국의 이라크 철군안의 가결에 대해 논해보자.


이라크가 과거 미국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 그리고 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었는지에 대해서는 과거의 글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 앞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필자의 글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오늘은 이라크 철군안 가결에 대한 부시의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자.

부시는 지금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접수하고 나서부터 더욱 부시의 고민은 더 커졌다.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철군을 한다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 부시는 라디오 연설을 통해서 의회의 결정에 대해 비토행사를 할 수도 있음을 내비추었다.

또한 그가 제시했었던 1240억달러의 긴급 지원예산이 하루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곧이어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반박연설을 했다.

미국민들도 이라크에서 철수해야한다고 믿는 사람이 전체 조사인구의 59%에 달해 대다수가 철군 안에 동의하고 있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이라크에는 시아파와 수니파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역시 시아파와 수니파의 족보에 대해서는 역시 과거의 글들을 참조하기로 하고 오늘은 부연 설명을 하지 않기로 하자.


이라크의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라크에서는 시아파가 다수파이다.

하지만 바로 국경 너머에 있는 사우디에서는 시아파는 처절한 핍박을 받는 존재이다. 처음부터 핍박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수차례의 정변을 거치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시아파 인사들이 요시찰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런 사우디의 시아파 사람들에게는 이라크에서의 시아파의 성공적 정착이 곧 자유와 민주주의에의 갈망이자 꿈이었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점이었다.

시아파의 비전과 꿈...

만약 이라크에 일정한 정도의 주권이  허락된다면 아마도 사우디 내의 시아파들의 꿈은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꿈은 곧 현실이 된다.


사우디에서 시아파의 투쟁은 오랜 역사를 갖는다.

그 투쟁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란에서는 호메이니가 1979년 반미혁명인 이란 혁명이 일어났고 때마침 사우디에서도 비슷한 혁명이 일어났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알 사우드 정권을 시아파 전사들이 전복 시키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미국의 정보력의 비호를 받는 중이었고 시아파의 투쟁은 당연히 성공할 수 없었다.

실패한 혁명에 대한 탄압은 무자비하고 가혹했다.

이후에 시아파들은 동부지역으로 피난하게 되었다.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정변은 진압되고 이들 동부지역의 시아파들과는 행정구역상의 경계를 두고 언제나 폭발 위기에 있는...대립도 융화도 아닌  불안정한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어왔다.


그런데...


알라의 축복인지...아니면 가혹한 형벌인지...

사우디에서 유일하게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동부 지역에서  시아파가 약간이나마 정치권력을 확보할 태세에 있는데, 우연인지 모르지만 사우디 유전의 대부분이 그 지역에 매장 되어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다.

정변을 피해 도망한 곳이 바로 유전지대였다.


그런데...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그곳에서는 사우디의 시아파들은 그들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연대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시아파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일 것이다.

즉 시아파의 주도로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의 지구 역사상 최대의 유전지역을 포괄하는 트라이앵글의 정치적 연대가 탄생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연대가 탄생한다면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워싱턴으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일이겠지만 미국 안방의 수도꼭지 처럼 쓰고 있는 사우디는 물론이고 세계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그야말로 에너지의 혁명적 연대가 되는 것이고 이는 즉 미국의 에너지 패권에 대한 몰락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OPEC를 음으로 양으로 조절하며 유가를 좌지우지해왔다.

또한 시온의정서에도 에너지에 대한 확보는 가장 일순위에 올려 놓을 정도로 절실한 문제였다.


하지만 악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더욱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지금 부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이런 독립된 시아파의 연대가 아흐마디 네자드가 이끄는 이란의 주도로 중국과 손을 잡는다면?

"아시아 에너지 안보망"Asian Energy Security Grid나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l Cooperation Organization와 손을 잡는다면?


흐흐...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다.


얼마전 부시맨은 이상한 발언을 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에탄올 등의 바이오에너지의 비중을 순차적으로 늘리겠다는 발언이었다.

석유재벌 출신이 왜 이런 말을 했던가?

필자는 부시의 이런 발언에 대해 그의 속마음이 무엇일까에 대해 밤새 고민한 적이 있었다.

바로 일년전까지만 해도 부시맨은 브라질을 다녀온 뒤에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자고 해 놓고도 그것은 단지 외교적 발언 정도로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제2의 에너지에 대해서 전혀 말도 없었을 정도로 부시는 텍사스 재벌답게 에너지에 관한한 석유 이외에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에너지 안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뭔가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부시의 변심을 가져오게 한 것은...

바로 그가 꿈속에서도 우려하는 시아파의 연대였다.


이 세력권은 미국의 패권에 커다란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에너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이어왔었던 팍스달러리움에 대한 종말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달러에 의존 하지 않고 석유를 중심으로 통화바스켓(주요통화를 가중 평균한 인위적인 국제 통화단위)을 바꾸어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아예 유로화만으로 결제하겠다고 공언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국제 패권의 핵심인 달러라는 헤게모니를 송두리째 위협받게 될 수도 있다.

부시는 그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지금껏 이라크 내에서 미국의 절대병력은 주로 모술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것은 중국의 남하를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라크에서는 모술지역도 유전지역이지만 전체 유전의 80%이상은 바스라에 있다.

그럼에도 미국군은 모술 지역을 중심으로 포진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은 주로 에너지 전쟁의 측면에서 중국의 남하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은 이라크를 포기했다. 그보다는 남미의 시장을 그리고 아프리카 시장을 그들의 앞마당으로 삼고 에너지 자원확보를 꾀한지 오래다.


이 시각 현재 부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심하게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것이다.

이번 문제가 잘못 꼬이면 부시는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의 남하를 막으려다 자충수(自充手)를 두어 지금 부시는 불계패 직전에 있다.

이미 얼마 전에 부시가 의회에 제출했던 이라크 파병 증원요청은 의회로부터 부결되었다.

지금 증원을 해야 하는 판에 지난주에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철군 결의안마저 의회를 통과해버렸다.


이라크에 머물러야 하는 부시도 괴롭다.

미군을 매일같이 죽이면 미군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폭탄테러를 지속하고 있다. 바스라로 가야 하는데 현재의 병력으로는 모술도 지키기 어렵다.


물론 하루하루 죽어나가는 미군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고 이로 인해 부시의 정권도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는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국제 무대에서 딱 한 수 잘못 두었던 것이 정치적인 패배는 물론이고 미국의 안위와 영광마저도 송두리째 흔들게 되었던 것이다.


여론에 몰린 부시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기의 속내를 국민에게 터놓고 얘기할 성질의 것도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 국민에게 뭐라 하겠는가?

시아파 연대가 석유를 차지하려 하니 확 가서 쓸어버리자고 할 것인가?


얼마 전 미국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미국이 지구상에서의 절대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로마식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처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만 하더라도 네오콘들의 계획은 그런 시스템을 중동에 이식하는 것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이라크에 친미 괴뢰정부를 세워놓고 철군한 다음 워싱턴에서 이라크에 대해 원격통제를 하는 것이 바로 얼마 전 걸프전을 치루기 직전 부시의 행복에 겨운 꿈이었다.


시아파 연대의 두려움은 점차 예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2005년 1월에 이라크에서는 선거가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친미 이라크 정권이 탄생을 했다. 아프가니스탄 처럼 말이다.

분명 친미정권을 세운다고 세웠고 그들의 마음대로 모든 것이 다 될 줄 알았다. 이제 철군의 시기를 놓고 가늠질을 하고 있는 찰라에 뭔가 삐딱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국방장관이 이란의 테헤란을 공식 방문했을 때 우려했던 일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바로 미국의 정부가 뽑아 놓은 이라크 국방장관은 이란 국방장관과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공동성명의 내용은 미국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놀랍게도 그날 이란과 이라크의 국방장관은 국경을 넘어선 군사공조를 약속했다.

이라크 병력을 훈련시키고 향상시키기 위한 이란의 협조를 약속받았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뽑아놓은 인사가 미국의 군사 고문단의 이라크 내에서의 퇴출을 비롯해서 양국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발표에 누가 제일로 놀랐을까?

당연히 부시맨이다.


놀라는 부시에게 이라크 국방장관은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 했다.


“이라크가 다른 국가와 관계를 맺는데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참견할 수 없다”


부시맨은 이 사건으로 인해 주름이 열 개는 더 늘었다.


에드워드 웡(Edward Wong)은 뉴욕 타임즈(NewYork Times)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남쪽으로 이란과 인접한 <바스라>항은 과거에는 자유로운 분위기 였지만 이제는 시아파 주도 하에서 작은 신정(神政)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곳곳에서 이란과의 결속이 뚜렷이 드러난다.

1979년 이란 혁명의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포스터가 길거리 곳곳에 보인다. 심지어는 지방정부 청사에도 붙어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6월 자국의 선거기간 중에는 이곳에 거주 하는 이란인 들을 위한 부재자 투표소까지 설치했을 정도다.”


중국의 남하를 견제하기 위해 중요한 유전지대인 바스라를 비워두고 모술에 집중했던 미국의 전략은 보기 좋게 틀려 버린 것이다.


세계여론은 물론 미국 내 여론이 철군을 강력히 요구하지만 부시는 철군소릴 입 밖에 낼 수 조차 없다.


점령군에 저항하는 사드르 조직, 시아파의 주요 파벌로  이란으로 망명한 시아파가 조직한 이슬람 혁명최고회의SCIRI에 가까운 성직자들이 이미 이라크의 지방의회를 장악했다.

SCIRI는 이란에서 조직되고 훈련받아 전통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관계이고 남부지역 대부분을 관리하는  바드르 민병대까지 장악 하고 있다.


대량 살상무기는 아무리 찾아도 없고 미국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남은 한 가지 이유는 이라크에 민주주의 국가를 선물해서 이라크국민을 억압으로 부터 해방시키는것인데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섰으면 당연히 미국으로 돌아와야 정상적인 수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미국은 이라크로부터 물러날 형편이 아니다.


피터 겔브레이스의 말에 의하면...


“다른 이유도 아니고 중동에 자유 민주주의를 안겨 주려고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이 오히려 제2의 시아파 이슬람 국가를  건립하는데 결정적 역활을 한다면 얄궂어도 그렇게 얄궂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빈정댔다.


지난 달 미국은 이라크 내에서 활동하는 이란인들을 습격하고 강금했다.

지금 이란이 얼마나 밉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모두 응급조치일 뿐이다.


부시는 지금 이란을 치던지 혹은 이라크에 대한 파병규모를 대규모로 늘려서 바스라 주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란을 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라크에 대한 파병 증원도 쉽지않다.


부시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지금으로서는 기껏해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막무가내로 이라크 긴급지원에 대해 목청을 높이는 것과 철군에 대해 가결된 법안에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일 뿐일 것이다.


그 외...


얼마 전에 미국의회에서는 우리나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취지는 이라크 파병에 동조한 절대 우방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다.

말은 참 근사하다.

하지만 아마도 맹방임을 내세워 조만간 우리에게 추가파병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아니 전투병의 파병까지도 요청할 수도 있다.

미국이 김정일을 달래서 핵위기를 벗어나게 해주었으니 우리도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수도 있다.


그 외 극약처방을 다시 할 수도 있다. 진주만처럼 말이다.


오늘 이 이야기는 끝을 맺을 수가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바를 글로서 다 적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필자의 글을 늘 애독하시는 현명하신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긴다.

출처 [http://blog.naver.com/susie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