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A씨는 하루에도 몇 차례 한숨을 내쉰다. 펀드에 가입한 고객의 항의는 끊이지 않고,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야근도 잦아졌다. 임금을 줄인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퇴근 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하면 또다시 답답해진다. 반토막난 우리사주 때문이다.
A씨는 "소득공제 혜택도 있어 매년 400만원씩 우리 사주를 매입해왔다"며 "한때는 주가가 올라 기분이 좋았는데 요즘은 가슴만 답답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주가가 2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며 "당장 팔 생각은 없지만 1000만원 가까이 손해본 상태라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금융주는 2007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7년 7월 6만3532원을 기록한 신한지주 주가는 25일 2만1250원까지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2만5000원에서 2년 만에 5분의1 수준인 5910원으로 내려앉았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기업은행 주가도 비슷하다.
은행원들이 우리사주를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매입한 주식은 3년거치시 연간 400만원 한도에서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사는 경우가 많다.
사정은 다르지만 한국씨티은행 임직원 가운데도 주가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이들이 있다. 2004년 11월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합병 후 임원에게는 씨티그룹 주식이 보너스로 지급됐고, 일반 행원에게는 씨티그룹 주식을 싸게 사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씨티그룹 주가는 40달러 수준이었지만 4년이 지난 24일(현지시간) 2.59달러로 급락했다. 씨티그룹 주식을 매입한 직원들로서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보너스로 주식을 받은 임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받은 주식가치의 40%를 세금으로 냈기 때문이다.
결국 주당 2달러짜리 주식을 어마어마한 세금을 내고 받은 셈이다. "월급을 받으면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회사를 다니는 꼴"이라는 넋두리가 나올 만하다.
출처 : http://www.itooza.com/common/iview.php?no=2009022515435770194&ss=03&qSearch=&qText=&qS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