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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혁신 경쟁력은 세계 5위... 미국 일본에 앞섰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26. 10:26

점심 때 기업인 두 분과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다들 잘 버티고 있다”, “외환위기 때 내성을 길러 맷집이 세진 것 같다”, “맨날 싸우면서도 발전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 참 대단하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내공’이 강해졌습니다.


조금 전에 재미있는 보고서를 봤습니다. 혁신 위주로 각국의 경쟁력을 비교했더니 한국이 5위로 미국 일본보다 높다는 보고서입니다. 제목은 '대서양 시대(The Atlantic Century)'. 미국 IT&혁신재단(ITIF)이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한국이 13위였죠. 미국은 1위, 일본은 9위로 우리보다 앞섰습니다.


에엥? 그럼 두 보고서 중 하나는 엉터리겠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ITIF 보고서가 엉터리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강해졌다고 해도 미국 일본보다 강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WEF는 오피니언 조사를 토대로 경쟁력을 비교한 반면 ITIF는 각종 지표를 분석해 비교했다고 합니다.


ITIF는 비교 잣대로 16가지를 사용했습니다. 인적자원, 혁신 능력, 기업가정신, IT 인프라, 경제 정책, 경제 성과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고, 경제 규모와 인구를 감안했답니다. 비교 대상은 36개 국가, 4개 지역입니다. 미국 유럽과 주요 개발도상국이 두루 포함됐기 때문에 세계 순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보고서를 보면 혁신 경쟁력은 싱가포르가 73.4점으로 1위이고, 한국은 64.2점으로 5위입니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싱가포르 스웨덴 룩셈부르그 덴마크 뿐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이어 6위, 일본은 9위, 중국은 33위입니다.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고 시차가 있긴 하지만 희망을 갖게 하는 자료인 것 같습니다.


보고서에는 한국이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기술 혁신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주요 국책과제로 추진했다고 씌여 있습니다. 또 기업에 우호적인 세제와 산업기술원을 비롯한 기관을 활용해 기술 주도 성장을 실현했다고 썼습니다. 특히 신생기업 비중,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등에서 점수가 높습니다.


16개 부문별 한국 순위입니다.

대부분 2005년이나 2006년 자료를 토대로 비교했습니다. 


고학력자 비중 4위                      과학기술 연구원 비중   7위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3위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5위

과학기술 논문 성과 15위             벤처캐피탈 3위

신생기업 비중 1위                      전자정부 3위

브로드밴드 통신 3위                   기업의 IT 투자 4위

효율적 법인세율 10위                 비즈니스 규제 완화 10위

무역균형 9위                             외국인 직접투자 17위

노동연령 GDP 15위                    생산성 16위


이 보고서를 발표한 ITIF는 미국의 비영리 정책 씽크탱크라고 합니다. 유럽연합(EU) 산하 유럽미국경제위원회(EABC)와 공동으로 연구/분석해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쟁력 수준을 ‘혁신’이라는 잣대로 측정한 다음 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미국과 유럽이 경제개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혁신 기업에 혜택을 줘라, 기술자 이민을 받아들여라, 디지털 경제를 육성하라, 혁신 주도 기관을 키워라, 혁신 유도 정책을 펴라. 보고서 권고사항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확실히 세계 경제 조류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웬만하면 시장에 맡기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노골적으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다 보면 보호주의 색채가 강해지겠죠. 감사합니다.



출처 : http://blog.hankyung.com/kim215/223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