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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 유럽은 지금 프리미어리그(EPL) 빅4 전성시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3. 08:46


"너무 깜짝깜짝 놀란 나는 oh oh oh oh oh~" 유럽축구가 다시 한 번 잉글랜드 빅4의 활약에 'Gee'(깜짝) 놀랐다. 프리미어리그(이하 EPL)를 대표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리버풀, 아스날, 첼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모두 살아남는 저력을 보였다. 맨유는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가 이끄는 인터밀란을 제압했고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초토화시켰다. 그리고 아스날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AS로마를 눌렀고 첼시는 유벤투스에 근소한 승리를 거뒀다. 과정이 어찌됐건 EPL 빅4는 결코 만만치 않은 강팀들을 상대로 노련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이 왜 최근 유럽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 왔는지 증명해냈다.

빅4의 강세는 5년 전인 2004/05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PL은 맨유가 역사적인 트레블 신화를 이룩한 1998/99시즌 이후 오랜 기간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잠시 과거를 뒤짚어 보겠다. 지금은 16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가 1999/2000시즌 발렌시아를 꺾고 정상에 등극했고 2000/01시즌에는 ‘독일 명가’ 바이에른 뮌헨이, 2001/02시즌에는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의 멋진 발리슛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가 2년 만에 정상을 다시 되찾았다. 그리고 2002/03시즌에는 ‘꿈의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AC밀란이 유벤투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정상을 밟았고, 이변이 속출했던 2003/04시즌에는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FC포르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럽 정상에 올라섰다.


그 과정에서 잉글랜드 클럽은 단 한 팀도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고, 4강에 오른 팀도 2000/01시즌 리즈 유나이티드, 2001/02시즌 맨유, 2003/04시즌 첼시뿐이었다. 특히 2002/03시즌은 지금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었다. 8강 진출 팀 중 EPL팀은 맨유 혼자였고, 스페인 3팀(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과 이탈리아 3팀(인터밀란, AC밀란, 유벤투스) 그리고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4강 진출을 다퉜다. 결과는 이탈리아 클럽의 완승! 전 대회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가 혈혈단신 홀로 살아남은 가운데 한 지붕 두 가족 ‘인터밀란-AC밀란’ 그리고 ‘유벤투스’가 준결승에 올랐다. 지금이 EPL 전성시대라면, 당시는 세리에A 전성시대였던 셈이다.

그러나 2004/05시즌 리버풀의 우승을 기점으로 흐름은 조금씩 EPL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그 사이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이 우승을 차지하며 EPL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긴 했으나 전체적인 판세는 상당부분 잉글랜드 클럽에 쏠린 상태였다. 4시즌 연속 EPL팀이 결승에 오른 것은 물론 준결승에도 9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또한 2007/08시즌에 이어 올 해도 8강에 4팀이 진출했다. 유럽축구의 절반을 EPL이 차지한  것이다..



* 최근 4시즌에 걸친 8강 진출팀 명단 (빨란색은 우승팀, 파란색은 4강 진출팀)

2004/05시즌 : (리버풀, 유벤투스, 리옹, PSV, 첼시, 바이에른, 밀란, 인테르)
2005/06시즌 : (벤피카, 바르셀로나, 아스날, 유벤투스, 인테르, 비야레알, 리옹, 밀란)
2006/07시즌 : (밀란, 바이에른, PSV, 리버풀, 로마, 맨유, 첼시, 발렌시아)
2007/08시즌 : (로마, 맨유, 샬케, 바르셀로나, 페네르바체, 첼시, 아스날, 리버풀)
2008/09시즌 :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포르투, 비야레알)

그렇다면, 잉글랜드 클럽이 유럽무대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첫 째는 ‘인내심’이며 둘째는 ‘적절한 세대교체’ 그리고 마지막은 ‘돈’이다. 아마도 인내심은 잉글랜드와 다른 리그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갈수록 성격이 급해지는 팬들과 클럽 수뇌부들의 입맛을 맞춰주기 위해선 감독들은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적을 이끌어 내야 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감독은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 구단이 원하는 성적에 근접하지 못하거나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선보이지 못할 경우 빠르면 한 달 길게는 1년 이내에 해고 통보를 받는다. 때문에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쓸쓸히 쫓겨나고 만다. (물론, 과거 토트넘을 이끌었던 후안데 라모스와 같이 팀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다 팀을 떠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잉글랜드 빅4 팀들은 인내심이 매우 좋은 편이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0년 넘게 한 팀만을 이끌어 오고 있으며, 아스날도 아르센 벵거에게 10년 가까이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90년 인내심과는 거리가 멀었던 리버풀 역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에게 장기간 지휘봉을 맡긴 뒤부터 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좀 더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앞선 3팀과 비교해 첼시는 최근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해 인내심이 부족한 클럽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첼시가 빠른 시간 안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과거 무리뉴 감독이 장기간 팀의 큰 틀을 다져 놓았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 체재아래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첼시는 최근 잦은 감독 교체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마법사'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아스날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유망주 정책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축구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적절한 세대교체는 첫 번째로 설명한 인내심이 동반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잦은 감독 교체는 팀이 세대교체를 하는데 있어 잦은 혼란을 야기한다. 감독마다 원하는 선수와 축구 철학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점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2004/05시부터 매번 16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만의 색깔을 갖추지 못하며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한마디로 원활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막강한 자금을 앞세워 재능 있는 선수들을 매 시즌 영입해 왔으나 감독이 매번 바뀌며 효율적인 영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EPL 빅4 팀들은 어떠한가. 맨유는 퍼거슨 감독의 계획 아래 매 시즌 조금씩 리빌딩 작업을 해왔고, 아스날은 벵거가 직접 발굴한 어린 선수들을 축으로 그들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첼시와 리버풀 역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팀 컬러를 만들어 냈다. (덧붙여 세리에A는 지나친 노장우대 정신으로 인해 갈수록 팀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느낌이다. AC밀란이 대표적인 예이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좋은 선수가 필요하며, 좋은 선수는 엄청난 이적료(돈)를 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 아스날은 이적료가 싼 유망주를 위주로 영입함에도 불구하고 늘 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고, 반면에 매 번 이적 시장 때마다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큰 투자가 없었다면, EPL가 빅4가 지금처럼 유럽무대에서 강세를 보이진 못했을 것이다. 맨유의 경우, 2000년 들어 유망주 보다는 선수 영입을 통해 팀 전력을 상승시켜 왔으며 (지금의 루니, 호날두, 박지성, 베르바토프, 테베스, 퍼디낸드, 비디치, 에브라 모두 적게는 몇십억에서 몇백억이 넘는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한 선수들이다.) 첼시는 현재 뛰고 있는 선수 중 유스출신인 존 테리를 제외한 전선수를 아브라모비치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영입했다. 리버풀도 베티테스 감독을 비롯해 다수의 스페인 선수들을 데려오며 팀의 전력을 강화시켰다.

이 같은 EPL 강세는 다른 리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16강에서 전멸한 이탈리아 세리에A의 경우, 현재 자신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하며 (밀란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젊어질 필요가 있으며, 인터밀란과 유벤투스는 감독의 전술을 뒷받침 해줄 선수를 영입해야 할 것이다.) 스페인은 오랜 인내심이 요구된다. (5년째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에게 팀을 맡기고 있는 비야레알이 좋은 예겠다.) 하지만 판세를 뒤집기에는 변해야할 요소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출처 : http://pitch-action.tistory.com/entry/Gee-유럽은-지금-프리미어리그EPL-빅4-전성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