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광주 상무, '재활 공장'서 '돌풍의 핵'으로 거듭날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23. 08:53

프로축구 K-리그 '만년 꼴찌'팀인 광주 상무가 2009 시즌 초반 2승 1패로 3위로 치고 올라가며 상승 무드를 탔습니다. 광주는 개막전에서 대전 시티즌을 3-0 완승이라는 예상 밖 성적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보인데 이어 21일 열린 '우승 후보' 서울과의 경기에서 '군인 정신'으로 무장된 정신력과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리더 부재'라는 약점을 지닌 서울에 1-0 승리를 거둬 리그 최대 파란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초반 '돌풍의 핵'으로 거듭난 광주 상무 (사진-광주 상무)

 

그동안 광주 상무는 '군팀'의 특성상 전술적인 완성도나 조직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약점 때문에 늘 '만년 꼴찌'라는 수식어가 달라 붙었습니다. 창단 초기(2003,2004년), 10위와 8위에 오르며 나름대로 가능성을 봤던 광주는 2005년부터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고, 그간 23경기 연속 무승,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함께 기록해 홈 관중으로부터 외면받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리그 초반이기는 해도 광주 상무의 '꼴찌 탈출' 노력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경기 전반을 휘저을줄 아는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과 박규선, 최원권 등 간판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력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올림픽대표, 청소년대표 출신이나 K-리그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매년마다 보충돼 들어가기 때문에 언제든지 '호화 군단'을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을 갖고 있는 광주 상무. 하지만 늘 짧은 훈련 기간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마저 맥을 못 추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샀습니다. 반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발전시키면서 새롭게 거듭나는 '재활 공장 팀'으로서 그 면모를 과시했는데요. 이동국(전북)과 조원희(위건), 정경호(강원)를 몇 단계 성장시켜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로 거듭나게 한 것은 축구팬들이라면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들일 것입니다.

 

외국인 선수를 쓸 수 없고, 매년마다 멤버가 바뀌는 등 악조건 속에 선수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 약점을 지녔지만 이강조 광주 상무 감독은 그 부분을 '역이용'해 선수의 기량을 성장시키는 발판으로 활용했습니다. 현재 FC 서울의 주전 미드필더인 한태유가 광주 시절, 이 감독의 작전에 의해 공격으로 나섰다가 갑자기 중앙 수비로 뛰는 등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키워져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수준으로 급성장했습니다. 그밖에도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찾고 극대화할 수 있도록 키우는 이강조식 트레이닝으로 많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2년 남짓 '군생활'을 하는 동안 프로 의식에 젖었던 선수를 한데 끌어모으기 위한 동기 부여가 늘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전반적인 조직력의 문제로 이어졌고 4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까지 쓰게 되고 말았지요.

 

하지만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 최성국, 최원권, 박병규 등 기량이 괜찮은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기존 '상병장' 선수들과의 호흡만 잘 맞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이강조 감독도 그랬고, 최성국도 "올 시즌은 다르다. K-리그의 판도를 흔들겠다"면서 각오 또한 비장했습니다. 결국 선수들의 소속감을 단단하게 하고 정신력까지 무장시키면서 그들이 바라던 초반 판도를 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특히, 최성국이라는 걸출한 플레이메이커에서 비롯되는 경기력이 힘을 발휘하면서 지난 해보다 더욱 화끈하고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경기에서 밀린다해도 어떻게든 골찬스를 만들어갈 줄 아는 최성국이 있기에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심정으로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는 듯 합니다.

 

물론, 앞으로 광주 상무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장기 레이스에서 이강조 감독이 어떤 리그 운영을 펼쳐 나갈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계책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좋은 경기를 보여주다 5월 이후 힘이 떨어지면서 23경기 연속 무승으로 이어진 아픈 과거를 되새김해보는 것도 좋을 법 합니다.

 

연고 문제로 지난 연말, 위험한 상황까지 갈 뻔 했던 광주 상무.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단단한 군인 정신을 바탕으로 2009 K-리그의 '돌풍의 핵'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hallo-jihan/16157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