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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에 증시 `휘청`…상승세 꺾이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30. 09:03
- 가격부담 고조..잇따른 악재로 조정폭 확대
- 추가 조정 가능.."조정 후 상승세 이어갈 것"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어닝시즌을 무사히 통과하며 추가 상승을 노리던 증시가 돼지 독감 여파에 크게 흔들렸다. 오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버텨내던 증시는 오후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그동안의 랠리를 무색하게 했다.
일단 돼지독감이 증시 조정의 트리거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코 앞으로 다가온 월말 경제지표와 미 스트레스 테스트 등 증시를 둘러싼 금융과 실물경제 요인들이었다는게 중론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1250선까지 밀리며 월초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일정기간 조정을 거친 후에는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증시 진입을 노리는 대기성 자금들이 풍부하고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 본질은 돼지가 아니다…가격부담·스트레스 테스트가 주범
돼지 독감으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멕시코에서만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섰고,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따져볼 수는 없지만 당분간 관련업종을 중심으로 각종 활동에 제약이 가해지는 일은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이날 증시 조정폭을 키운 주범은 미국에서 전해진 은행들의 자본확충 문제였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당국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에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금융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고, 미국 선물지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아시아권 증시를 요동치게 했다는 것. 안 그래도 월말 지표와 내달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던 터에 은행 자본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것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돼지독감 문제는 지난주부터 계속돼왔기 때문에 새로운 재료는 아니다"라며 "미국 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문제가 터지면서 조정폭이 커졌고,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누적된 가격부담이 작지 않았다는 점도 증시의 조정을 확대시킨 요인이다. 이달초 이후 우리 증시는 세계 톱 수준의 상승률을 자랑하며 이렇다할 조정 한번 없이 마냥 달려왔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가파른 상승을 지속해 온 터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5% 넘게 급락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많이 올랐다는 것 자체가 조정 요인"이라며 "마땅한 조정 없이 350포인트가 올랐고,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100포인트 정도 조정을 받아도 전혀 파괴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1250~1260까지는 열어둬야…"조정 거친 후엔 반등이 유력"
일단 1300선이 지켜지기는 했지만 불안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지지선은 1250~1260선 정도. 20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져 있는 기술적 구간인 동시에 PBR 1배 정도가 유지되는 밸류에이션 구간이기도 하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초기 국면인데 돼지독감 문제가 나오면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20일선까지 한꺼번에 무너졌기 때문에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126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동민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PBR이 1~1.2배 정도를 오가고 있는데 0.8~1배까지 밀릴 수 있다고 본다면 1250선까지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이 추가로 밀리더라도 일정기간 조정을 통해 체력을 비축한 이후에는 다시 상승세를 재가동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과거 발생했던 사스(SARS) 등 사례를 고려할 때, 돼지독감으로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되기보다는 심리적 여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스페인 독감이나 홍콩 독감이 발병했을 때는 인플루엔자에 대해 무지했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의 대처가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잠복기간 7일을 감안할 때 1주일 이내에 추가 감염 소식이 나오지 않는다면 여행, 항공 관련주들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정이 필요했던 시점에 돼지독감 등 돌출악재가 나오면서 조정폭이 커진 것일 뿐"이라며 "경기 바닥과 개선에 대한 공감이 여전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추세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thinkpool.com/nnews/?mcd=I1BA&issuenum_grp=4892&sn=2693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