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수익률 급등의 배경 * [하상주 칼럼]
입력 : 2007.06.11 12:20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지난 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의 국채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를 두고서 그 배경은 무엇이고, 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말이 많다. 이는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 지난 주 전세계적인 주가 하락의 배경이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가만히 따지고 보면 최근 국채수익률의 상승이 좀 심하긴 하지만 과거에 없었던 일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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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의 국채수익률 상승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관심을 끈 것은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또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장단기 수익률의 역전이 이제부터 정상으로 돌아설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연방기금금리를 그린 것이다. 이 둘의 관계를 보면 연방기금금리와 장기 금리는 방향을 같이하고, 장기 수익률이 단기 수익률보다 더 높았다. 그런데 이 관계가 2004년에 깨어졌다.
단기 정책 금리는 올라가는데도 장기 금리는 옆으로 갔다. 그러다 2006년에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더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마저 일어나고 말았다. 누가 더 정직한 지는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 현상을 두고 그린스펀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버낸키는 무역흑자국들이 저축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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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상한 일이 일어난 배경에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흘러나가는 달러의 양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 달러가 주변국의 중앙은행으로 모여서 이것이 다시 미국 국채를 샀기 때문에 미국 국채의 가격이 올라갔다. 즉 단기 정책 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 수익률은 옆으로 갔다.
2004년 이후 계속해서 주변국의 중앙은행에 달러가 쌓여가고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낮은 금리는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쉽게 돈을 빌리도록 도와 주었다. 그래서 기업은 낮은 비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여 마련한 돈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주식을 샀다. 기업은 자사주를 사고, 사모펀드는 빌린 돈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한편 주변국의 중앙은행은 필요이상으로 축적한 달러 중 일부를 헐어 국채가 아닌 회사채나 기업에 투자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주가를 올렸다.
주변국의 중앙은행에 달러가 쌓이는 한 이 달러 자금은 주택, 채권, 주식, 상품, 미술품 등으로 바통 이어받기를 하면서 계속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다. 일본이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한 엔 케리 트레이딩은 계속 될 것이다. 단 물가가 많이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물가가 올라가면 지금까지의 흐름이 거꾸로 돌아간다. 금리가 올라가며 금리가 올라가면 부채 증가→자산 가격 상승→경기 상승의 순환은 계속되기 어렵다. 물가가 올라가면 금리가 올라가고,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심하면 경기가 하강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중앙은행들은 다시 금리를 낮출 것이다. 그래서 세계금융시장이라는 타이타닉호는 더욱 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부채를 싣고 힘들고 위험한 항해를 할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