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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돈냄새 맡는법 "달라도 너무 달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2. 09:31

한 발 앞선 돈흐름 파악..'안전+수익' 역발상 머니테크

#1 "펀드요? 펀드의 '펀' 자도 듣기 싫습니다. 역시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가 나은 것 같아요. 어떻게 번 돈인데 쪽박 나더라도 내 손으로 망치는 게 더 마음 편해요. 지난해 펀드 반 토막에 '울며 겨자 먹기'로 환매한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강남 노른자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초반 개인투자자 김 모씨의 이야기다.

#2 자식들과 아내를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3년차의 가장 최 모씨는 요즘 남몰래 웃음을 짓곤 한다. 지난해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면서 거금이 생기자 곧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했던 돈이 금덩이가 돼서 돌아왔기 때문. 그는 "역 송금으로 인한 환차익에 벼락부자가 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3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모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 김 모씨는 최근 쏠쏠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원ㆍ엔 환율이 폭등하면서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최근엔 오히려 엔화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는 게 골자였다. 환율이 꼭짓점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는 엔화 대출 기업이 늘고 있다는 얘기에 귀가 번쩍 트였다며 고민에 빠진 그다.

#4 현대증권 부띠크모나코 지점의 이채규 지점장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소액 단기 채권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단다. 특히 8% 정도의 금리가 보장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고액 자산가들에겐 여전히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 금리와 함께 수익률이 다소 낮아져 메리트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수익이 보장되기에 수요가 꾸준하다는 얘기다.

고액 자산가들의 움직임은 역시 남달랐다.

소위 '부자'로 일컫는 그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한파 속에도 자금 줄이 모이는 곳과 흘러갈 방향을 한발 앞서 내다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11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무구조가 건실한 법인체에서 엔화 대출을 문의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행진을 이어 온 원ㆍ엔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락 반전할 것이란 업계 안팎의 전망에 환차익을 따지는 경영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

대형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실제 5대 은행의 엔화 대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 추세에 있다"며 "엔화 대출은 실수요 증빙이 이뤄져야 가능하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탄탄한 업체들 위주로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내 원ㆍ엔 환율이 115엔까지 오를 것이란 극단적 시각도 나오는 마당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대내외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엔화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이 금리가 낮고 자금 조달에 대한 비용을 줄여주는 등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환차익을 노리는 일부 투기 세력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엔화 급락을 노린 환투기 세력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며 "가뜩이나 불안한 시기에 리스크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치기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600원에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외국에서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국내로 역 송금, 원화로 바꿔 차익을 벌어들이는 사례가 주위에서 쉽게 발견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직전 현금화한 고액 자산가의 경우엔 이번 환율 급등이 엄청난 차익을 안겨 줬다"고 전했다.

부자들의 재태크 수단에도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지난 2007년 말 펀드 광풍에 휩싸여 지난해 쪽박 수익률을 기록한 부자들이 자산 관리에 직접 나선 것이다. 금리가 다소 낮더라도 수익이 보장되는 안전 자산, 소액 채권에는 여전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펀드 등 간접 투자를 꺼리는 반면 직접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 : http://bank.naver.com/news/news_rank_view.nhn?page=1&date=20090312&office_id=277&article_id=0002117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