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버블인 다섯 가지 이유
김 유림 기자| 06/15 09:32 | 조회 5059
금리 상승세가 안정을 찾긴 했지만 증시 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또 현재 국면이 꼭지점인지 아닌지, 꼭지점이라면 언제 얼마나 조정을 받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전세계적으로 물가 압력이 상승,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이번주 초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5년 만에 최고 수준인 5.03%까지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던 '저금리-저인플레이션-고성장'의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영업활동과 소비심리에 직접적 타격이 오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14일 현재 세계 경제가 '꼭지점' 혹은 '버블'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징후로 크게 다섯 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전세계 주택시장이 부풀대로 부풀었다는 점이다. 영국 집값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로 급등했고 뉴질랜드와 아일랜드도 집값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주요국 증시는 오를대로 올랐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초에 비해 4배로 뛰었고 런던증시FTSE100지수와 뉴욕증시 S&P500지수는 7년래 최고치까지 올랐다.
상품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리 가격은 개발도상국 수요 증가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모펀드 주도의 기업인수합병(M&A)이 급증한 점도 꼭지점 징후로 볼 수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사모펀드가 주도한 M&A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로 급증했다. 사모펀드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년 전만 해도 20%의 프리미엄만 주면 됐던 계약이 이제는 30%는 줘야 성사된다.
금리가 오르면 가장 먼저 붕괴될 곳이 바로 사모펀드의 M&A 시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열중해 주가를 띄워놓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사모펀드가 싼 돈을 빌려 차입매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주가는 더 상승했다.
모간스탠리는 이와 관련 최근 자체 분석 모델로 증시가 매도 행진 직전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테운 드라이스마 전략가는 "시장이 투자자들로 꽉 차 있는 '만원(滿員, a full house) 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모델은 위험 선호도, 가치평가, 펀더멘털 등으로 구성되는데 가산금리 등 위험선호도와 주가수익비율(PER) 등 가치평가로 볼 때 당분간 '매도' 국면이라는 것이다. 채권 금리 상승,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 상승 등 펀더멘털도 '매도' 신호를 나타냈다. 만원 매도 신호는 1980년 이후 5번 있었고 최근 시장이 6번째 '만원 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
모간스탠리는 "풀하우스 매도 신호 이후 6개월 동안 보통 15%가 넘는 조정을 거쳤다"면서 "이런 호황장 이후에는 큰폭의 조정이 자주 온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낙관론자들의 근거는 기업 주가를 주당 이익에 비춰 판단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이다. 뉴욕 증시의 PER은 현재 18배 수준으로, 합리적이라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판단이다.
낙관론자들은 또 금리가 오른다 해도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소비 심리나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금융업 등 최근 산업 트렌드상 통합 작업을 요하는 산업이 많기 때문에 M&A도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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