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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파생상품 1조4000억 손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8. 08:55
수출대금 환헤지 실패…작년 영업이익 내고도 8757억 적자
GM대우가 지난해 29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파생상품 거래에서 1조원 이상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8757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GM대우가 적자를 낸 것은 2004년(-1728억원) 이후 4년 만이다. GM대우는 올해 초 산업은행 등에서 운영자금 5000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1조원 규모 긴급자금을 산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GM대우는 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은 12조3106억원, 영업이익 2903억원으로 2007년 매출액 12조5136억원, 영업이익 4722억원에 비해 각각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기손익은 2007년 5405억원 이익에서 지난해에는 큰 폭의 적자(-8757억원)를 기록했다.
주요인은 수출대금 환헤지를 위한 통화선도계약 등 선물환 거래에서 1조4686억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법인세 효과를 감안한 평가 손실은 1조1295억원으로 본업에서는 이익을 내고도 파생상품 거래 때문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GM대우 손실 중 상당 부분은 수출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GM대우가 선물환 관련 외환을 대신 물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M대우는 지난해 하반기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수십만 대를 수출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운영상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담당 회계법인인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GM대우가 선물환 계약을 했는데 계속 평균치를 유지할 수 있지만 지난해 10월 1일 모든 파생상품 거래를 중단하면서 미래 발생할 손실을 일시에 청산하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도 "수출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해 은행들과 선물환 계약을 했는데 미래 환손실을 지난해 앞당겨 반영해 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은 특히 감사보고서에서 "GM대우 당기순손실이 8757억원에 이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644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다"면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GM대우는 지난해 말 현재 장ㆍ단기 차입금이 1조917억원으로 만기 연장이나 신규 차입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며 자산과 부채를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GM대우는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오는 13~17일 공장은 물론 사무직까지 일제히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경차 판매 호조로 올해 들어 조업을 계속했던 창원공장(마티즈)까지 16~17일 이틀 동안 조업을 중단한다. 부평1ㆍ2공장(윈스톰 토스카 젠트라)과 군산공장(라세티)은 각각 8일과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휴무가 지속될 예정이다. GM대우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14일 동안 휴업한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