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경동제약은 환인제약 주식 3만3180주(지분율 0.36%)를 들고 있다. 경동제약이 보유한 주식 수는
중외제약은 현대약품 주식을 갖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종근당과 동아제약 주식을 각각 600주 정도 보유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상대방 주식을 보유한 것은 `첩보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유량이 미미해 투자 가치는 없지만 주주총회나 주주일 때만 받는 `내부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기업설명회(IR) 담당 임원은 "예전부터 경쟁업체 정보를 보다 많이 얻기 위한 전략으로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공시 체제가 잘 잡혀 있어 대부분 정보는 공개되지만 내부 성원이 돼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경쟁업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맹 강화 차원에서 경쟁업체 지분을 매입하기도 한다.
한진해운과 대한해운은 서로 상대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대한해운 주식 70만주를, 대한해운은 한진해운 지분 1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 주식을 갖게 된 시기는 2006년으로 해운업계에 인수ㆍ합병(M&A) 기운이 감돌 때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요즘은 상황이 다소 변했다. 한진해운 측은 대한해운 보유 지분에 대해 "투자 목적으로 갖고 있으며 언제든지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친교를 도모하기 위한 지분 모으기는 물량을 주고받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일 때 도드라진다.
효성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주식을 각각 73만9000주와 100만주 갖고 있다. 효성은 타이어 업체인 두 회사에 타이어에 들어가는 보강재를 납품하고 있다.
효성 측은 "두 회사 주식을 갖게 된 것은 `함께 발전하는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해운도 (주)STX 주식 90만주 보유 목적을 "선박을 발주하는 STX와 우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목적으로 타사 지분을 갖기도 한다. 기업들이 사들이는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한국전력 포스코 등 `블루칩`에 집중된다.
동양석판은 장기투자 목적으로 포스코, 삼성그룹 투자펀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으로 46억원 상당인 포스코 주식으로는 대우증권 등에서 22억원 주식대출 담보를 받기로 했다.
선도전기는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국민은행 등 주식을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한진해운도 투자 목적으로 LG텔레콤 지분 0.11%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