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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흥망의 축소판 대한민국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8. 08:44


대공황 80주년. 더 큰 비극이 우리를 기다린다.


  15세기 이전까지 인류역사에서 변방으로 머물던 유럽은 르네상스와 대항해, 상업혁명, 산업혁명이라는 맞물린 호재를 연달아 맞이하였습니다. 르네상스를 통해 유럽은 신 중심의 중세 암흑기에서 벗어나 휴머니즘을 부활시켰고, 십자군 전쟁을 통해 확보한 항해술과 지중해 항로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아시아로의 식민지 개척에 나서게 됩니다. 정복 전쟁을 통해 대량으로 유입된 금과 은은 유럽의 상업 경제를 촉발하였으며, 축적된 자본을 이용해 유럽은 산업혁명을 일으키게 됩니다.


  유럽의 산업혁명은 인류 역사에서 제2의 물결이라 불릴 만큼 전 지구적인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기계와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인간의 노동생산력을 극대화시킨 실물 분야의 산업 혁명과 화폐를 중심으로 하는 통화 경제를 촉발시킨 상업 혁명은 자본주의의 양대 축이 되었습니다. 극대화된 노동착취에서 쏟아지는 잉여생산물과 확장되는 통화를 자본이 독점하는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산업화와 화폐경제를 앞세운 자본주의는 때로 이성과 합리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능률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이름으로, 또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기심이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하며 200년을 넘게 영광을 누렸으며, 만세반석의 절대 진리처럼 추앙받아왔습니다. 물론 산업혁명과 제국주의를 앞세운 자본주의는 그간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도 겪었습니다.


자본주의. 그 오래된 거짓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농노와 노동자들이 더 많이 착취당하고 굶주리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와트 타일러의 난’이나 러드가 이끄는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 운동)’ 등을 촉발시켰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같은 세계의 수많은 사회주의자들이 비인간적인 자본주의와 맞서 싸웠으며, 많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국가들이 생겨나기도 하였습니다.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은 통제되지 않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큰 비극들을 양산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고,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통해 수많은 인류를 살상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라는 돌연변이 정치 독재 시스템과의 투쟁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케인즈 같은 수정자본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상당부분 도려내어 주었고, 자본주의가 착취할 수 있는 자원과 노동력, 시장은 미개척인 상태로 계속해서 자양분을 공급해 주었습니다. 생산성은 계속해서 향상되어 왔고 태환성과 지불능력을 상실한 화폐는 ‘미실현 가치’와 ‘기대 이익’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변신하여 끊임없이 확대되었고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실물(자원)과 노동력으로 대체될 수 있는 ‘교환가치’를 상실한 종이호랑이 ‘통화’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권력’이 되어 버렸습니다. 자신들이 마구 찍어낸 달러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미국과 영국은 세계 곳곳에 전쟁을 일으켜 전쟁 무기를 팔아 달러를 회수하였고 문화를 팔아 달러를 끌어 모았습니다. 1997년 각국의 경제 위기를 이용해 그들 국가의 화폐를 절하시킴으로써 자신들의 빚을 탕감하였고 주식과 펀드, 부동산이라는 허황된 투기 시장을 통해 돈놀이로 자신들의 죄악을 만회하였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달러 보유와 고정 환율, 부동산 보유 규제 등으로 영미국가의 투기자본과 맞서 싸웠지만 불과 10여년 만에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성장의 끝. 잔치는 끝났다.


  이처럼 비도덕적이고 허황된 화폐 자본주의가 그나마 지탱될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성장을 지속하고 있던 신흥국가들과 에너지, 식량 자원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아직도 성장 중인 BRICs 같은 나라들이 있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경제 제국주의자들의 장밋빛 전망에 속아 세계 95%의 인류가 5%의 탐욕과 사치와 타락과 세습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200여 년간 세계 경제가 수천% 성장하였지만, 수만 배 성장한 것은 5%가 누리는 탐욕과 사치와 향락과 지배력뿐이었습니다. 95% 인류의 자유와 행복은 지난 수백 년 간 전혀 신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먹을 것을 염려하고 살 집을 고민하며 해방된 자유를 갈망하며 착취와 질병에서 자유로운 날들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기 자본주의의 헛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언젠가는 자신도 부자가 될 것이라는 복권 같은 꿈을 꾸고, 자신은 아니어도 자신의 자식은 5% 안에 들어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미련으로 살아갑니다. 신자유주의로 변신한 화폐 자본주의의 가장 큰 위험은 ‘꿈은 이루어진다.’, ‘믿음은 현실이 된다.’는 마약을 끊임없이 주입시킨다는 것입니다. 대중 매체를 통해 ‘용이 된 개천 출신의 이무기’를 선전하여 누구든지 꿈을 품고 노력하면 용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주입시킵니다. 그리고 그러한 거짓말에 속아 제가 당신이, 우리 모두가 한 때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지라.’는 격언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 이제 현실을 돌아봅시다. 지난 30년 전 상위 5%에 들지 못했던 우리들 중 5%에 진입한 사람은 몇 명입니까? 당신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혹여 몇 명이나 있습니까? 30년 전에 비해 당신은 더 자유롭고 행복하십니까? 당신은 상대적 박탈감은 어떠합니까? 당신이 믿었던 미래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격언은 현실이 되었습니까? 이제 신자유주의가 설파하였던 ‘성공 신화’는 그저 신화에 불과하였다는 것이 입증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신의 이름으로 인간을 억압하고 농락하던 중세 기독교의 허위가 명명백백히 까발려졌던 것처럼 그렇게 자본주의의 허위는 곧 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가장 빨리 성장하고 가장 빨리 쇠락할 자본주의 모델 대한민국.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사기 자본주의가 절대 진리인양 맹종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 말고 무슨 대안이 있느냐?’,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존재다.’라는 허황된 논리로 비극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옹호합니다. 5%의 탐욕을 위해 거창한 논리로 95%를 기만하던 자들이 이제는 그것이 자연과 인간과 사회의 속성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이 얼마나 더 먹혀들지 미지수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까지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이제 전 지구적으로 성장은 끝났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선까지 성장은 하겠지만, 그것은 물가 상승에 의한 성장일 뿐입니다. 5%의 성장을 이뤄도 5%의 물가 상승을 동반한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제국과 강대국은 성장과 확장이 멈추는 순간 쇠락의 길로 들어섰으며 오래 버티지 못하고 멸망하였습니다. 지금의 경제 후퇴와 쇠락은 전 지구적인 현상입니다. 인구의 끊임없는 증가와 경제 성장, 시장의 확대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이 끝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기 자본주의로 연명하던 미국과 그 국민들이 '금융 자본가들의 부도덕함'에 분개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신자유주의 메카 미국조차도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인정하게 될 내일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원의 한계로 인해 이제 지구의 인구는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인류가 우주로 나가 착취를 시작하고 시장을 확대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의 세계 경제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성장의 신화도 자본주의의 빅뱅도 이제는 끝이 났습니다. 빅뱅이 끝난 우주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듯 자본주의 경제도 급격한 쇠락과 혼란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200년 동안 서구 세력들이 겪었던 자본주의의 역사를 불과 50년 동안 겪었던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가장 빨리 쇠망한 모델로 세계 역사에 남을 듯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용도 폐기된 신자유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머뭇거리고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리다가는 가장 먼저 신자유주의로 파산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lavie75/17039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