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의 기념일, 꼭 챙겨야 하나?
친구로 알고 지내던 그녀에게 죽자살자 매달려서 만나기 시작한지도 이제 벌써 1년 반이 넘었습니다.
재작년 11월부터 만나기 시작해서 죽기살기로 매달린 끝에 지금까지 이렇게 잘?은 아니지만 죽어라 싸우면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한번 만나보자.' , '나, 너 좋아.' , '한번만 기회를 줘.' 등등 그녀를 구슬리기? 위해 안해본 말이 없었건만 '그래, 우리 사귀자." 는 말 따위는 들어본 기억이 없고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덕분에 편한것은 기념일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챙길 필요가 없었다는 거죠.
우리 만난 첫날이야...
우리 만난지 일주일째야...
우리 만난지 열흘째야...
우리 만난지 11일째야...
우리 만난지 20일째야...
우리 만난지 22일째야...
우리 만난지 100일째야...
우리 만난지 150일째야...
우리 만난지 300일째야...
우리 만난지 1주년 기념일이야...
머 이렇게 두 사람이 만나는데 챙겨야할 것들이 많은지...
생일,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만 챙길라쳐도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힘들어서 죽을 지경인데...
그래서 그렇게 1년 반이 넘도록 기념일 한번 없이 지나갔습니다.
"넌 기념일 한번 안 챙기냐? 남들같으면 그동안 실수로라도 한번은 챙겼겠다."
이라는 말이 한번씩 싸울 때면 지겹게 듣게되는 여자친구분의 말씀 중 하나가 되어버렸죠.
그래도 꿋꿋하게 1년 반을 버텨온 간 큰 남자...그게 바로 접니다.
그동안 여자친구와 싸우게 되면 삐져있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또는 헤어짐을 말하는 그녀를 붙잡기 위해 쓴 택시비만도 기백만원은 되는것 같습니다. 다음 날이면 삐져있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그날만은 시키는건 다 하려고 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갖고싶다고 하는 것은 제 능력 안에서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했었죠.
차라리 그 열정과 돈과 시간을 가지고 가끔씩이라도 기념일을 챙겨줬다면 기념일 한번 챙겨주지 않은 간 큰 남자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될텐데 말이죠.
사실 연애글들을 많이 읽어봤지만 아무리 읽어도 여자분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친구의 기념일을 챙기라는 말은 평범한 일상 속에 기념일을 통해 가끔이라도 그날만은 특별하게 지내고 싶다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념일이면 으레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이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칼질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기념일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겁만 잔뜩 집어먹게 되는거죠.
그런데 여자친구의 기념일을 챙기라는 말이 꼭 비싼 선물을 받고싶고, 비싼 밥을 먹고싶다는 말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래도 일단 겁부터 집어먹는 것은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무조건반사인 모양이지만 이제는 마음 편히 먹고 조금씩 바꿔보려 합니다.
수다라면 평생을 산 부부만큼이나 많이 떨었고, 싸움 또한 웬만한 깍두기 아저씨들보다 많이 해봤으니 이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때도 되었나 봅니다.
생일이나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등등을 제외하고는 편지 한통 써본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가끔 그녀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쁜 편지지에 형형색색의 색깔펜들을 사용하고 향수를 뿌려주는 로맨틱한 편지는 아니고 타고난 악필이 그냥 색깔종이에 검정 볼펜 하나만으로 마음을 담으려 애써봅니다. 그런데 편지를 쓰기 시작한 후로는 많은 것이 달라졌네요.
여자친구에게만은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같아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했는데 편지로는 그게 조금은 수월합니다. 덕분에 서로 속마음도 더 잘 알 수 있고, 겉으로 틱틱대도 편지로 마음을 전하면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덕분에 편지를 쓴 이후부터는 웬만해선 싸우질 않게 되네요.
가끔씩은 여자친구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 http://v.daum.net/link/3335448/http://0168265.tistory.com/entry/%BF%A9%C0%DA%C4%A3%B1%B8%BF%CD%C0%C7-%B1%E2%B3%E4%C0%CF-%B2%C0-%C3%AC%B0%DC%BE%DF-%C7%CF%B3%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