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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포츠 신문 "무릎꿇은 아사다 마오" 1면은 치바현 선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31. 08:44

(저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오늘 오후엔 오랜만에 집중해서 진도 나갔습니다. 요번주 안에 끝내야만 하거든요. 스포츠와 전혀 관계없는 책이지만, 출판되면 안면봐서 열화와 같은 성원 및 구매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친구들과 함께 요코다 미군기지에 놀러간 아내에게 들어올 때 스포츠 신문 좀 사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러더니 아내가 뭘로 사갈까 그러길래 아무거나 사오라 했습니다.

참고로 일본에는 3대 스포츠지가 있는데, 닛칸스포츠, 스포츠호치, 스포니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지금은 전부 독립법인이지만, 닛칸은 아사히 계열이고 스포츠호치는 요미우리 계열이지요.

어제 포스트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날조 샌들 기사(
일본 신문 "김연아, 압도적인 연기", 한편 샌들 해프닝도...)로 물의를 일으킨 스포니치는 마이니치 계열입니다. 음, 크로스오너쉽(Cross Ownership) 제도라 해서 이들 3대 신문사는 또 TV아사히, 니혼TV, TBS의 대주주이기도 하지요.


감이 빠르신 분은 벌써 아셨겠지만, 네, 그렇습니다. 최근 한국의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일명 "미디어법(방송법)"이 뭘 어느 나라를 본따고 있는지. OECD 회원국 중에 지금 이 제도가 버젓이 살아있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으니까요. 미국의 경우 크로스오너쉽 자체는 있지만 아주 그 제약이 높습니다. 그리고 작년말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ion)가 이 크로스오너쉽을 완화하려다가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에 규제완화의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슴다.

암튼 지난 주에 이춘근 PD와 관련된 포스트(
이춘근PD의 긴급체포, 이건 결국 포석인가? (1) / 이춘근PD의 체포와 "상식"에 대해 (2))를 쓰다 말았는데, 다음주 쯤에 제3부 크로스오너쉽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언론지형을 설명해 드리면서, 이게 왜 조까튼 법인지 그 폐해에 대해서 썰을 풀어드리도록 하죠. (아참, 글구 이종원님의 댓글에 의하면 쥐집 행정관이 받은 성접대도 이 법과 연관성이 있는 것 같군요. 허허..그냥 웃지요.)

일단 스포니치는 사라고 그랬습니다. 어제 일도 있으니까, 물론 정정기사 나올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나온다면 소개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예전엔 아내도 어제 피겨 같이 봤으니까 뭔 말인지 알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오후에 벨이 울리더군요.

아내) "오빠? 난데.. 피겨 이야기 없다?"
나)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아내) "무슨 치바현 지사 선거 기사가 1면인데."
나) "뭔말이야. 그냥 신문 말고 스포츠 신문 사라니까."
아내) "아이씨! 그니까 스포츠신문 1면이 선거 기사라니까!! 사? 말어? 엉?!"
나) "(이게 어따 대고 그냥 확!) ....네...사와 주세요.....-_-;;



닛칸스포츠 1면 치바현 지사 선거 기사라는...-_-


아소가 퇴임 발표한 것도 아니고, 고이즈미가 뒈진 것도 아닌데, 게다가 도쿄판이죠. 기타노 타케시나 시마다 신스케가 출마했다면 또 모르겠는데, 이웃 "치바현" 지사 선거 결과가 1면으로 실린다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웃긴 상황. 이것도 재밌을 거 같아서 일단 사오라 했더니만, <닛칸스포츠>더군요.

아내의 말에 의하면 이 양반이 일본에선 꽤 유명한 탤런트라고 합니다. 근데, 전 거의 본 적이 없는 양반이라 유명하다 그래도 감이 잘 안오더군요(참고로 다른 신문들은 오가사와라나 다르빗슈등을 1면으로 올렸음). 그래도 그렇지 솔직히 이때는 스포츠지의 정론이라 불리는 <닛칸스포츠>도 한물 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1면을 넘기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을 질러 버리고 말았습니다. 무릎꿇고 주저앉아 있는 아사다 마오. 그위로 "마오 절구(絶句, 말을 잃다) 4위"가 2,3면에 걸쳐 통으로. 편집 한번 기가 막히더군요.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이걸 1면에 쓰기에 지면이 너무 좁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듭디다. 그렇다고 예전 WBC 처럼 1면과 마지막 면을 통으로 둘러칠 순 없는 노릇이니, 일단 치바현 지사로 훼이크 모션 취했다가 카운터 펀치 뭐 그런거.


마오 OTL ... 아직 괜찮다. 열심히 하자꾸나...


이런 닛칸의 전략에 넘어가 한 0.5초 정도 마오에 눈이 뺏긴 저를 책망하면서 황급히 우리 연아의 기사를 찾아봤는데, 찾는 데 시간 좀 걸렸습니다. 아주 조그맣게 2면 상단에...-_-;;

근데, 이건 어쩔 수 없는게 하단 광고 빼면 "마오 OTL 사진"이 2-3면의 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다만 연아와 안도 미키의 기사가 볼륨적으로 비슷한 양이었다는 데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음같아서는 이 2,3면 전부 번역해 드리고 싶은데(일본빙상연맹 관계자의 넋두리, 타락소바님과의 불화설 비스무리한 기사등등) 본인이 WBC 이후 거의 몇 만자에 걸쳐 타이핑을 해댄 관계로 손꾸락 관절이 정말 진지하게 결려 오는지라 연아 부분만 추려서 번역하겠슴다.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아, 여자부분에서 처음으로 200점 V - 닛칸스포츠 2009년 3월 30일자


득점을 확인한 순간 김은 자신의 눈을 깜박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전날 27일에 있었던 SP에 이어 합계에서도 세계신기록을 마크. 게다가 여자부분에서는 사상처음인 200점을 넘었다.

"마침내 넘어버려 흥분했다. 언제나 연기가 끝나면 눈물이 나오는 걸 참았었다. 그러나 오늘은 계속 꿈꾸어 왔던 시상대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며, 눈물을 흘리며 세계여왕이 된 기쁨을 누렸다.

다른 차원의 강함이었다. 피니쉬 직전의 스핀은 도중에 연기한 것과 같은 종류였기 때문에 규정위반으로 0점 처리되었다. 3회전 살코 역시 1회전으로 처리되고 감점까지 받아 겨우 0.24점만이 추가되었다. 결국 전 12항목의 연기요소 중 10개 항목에서만 싸웠던 프리였음에도 수위를 차지했다. "연기 후반은 안정감이 부족했다. 목표는 이 점수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보다 높은 곳을 노린다는 김연아.

과거 2번의 세계선수권에서는 요통등으로 고통받아 결국 3위에 머물렀었다. "올해는 부상도 없었고 자신도 있었다. 오늘 결과로 인해 보다 큰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올림픽이다." 일본세의 최대 라이벌은 자신과 세계여왕의 칭호를 마침내 손에 넣었다. (끝)

밋밋하죠...? 밋밋하네요. 흑.

한편 스포니치는 "김연아, 다른차원!! 미스해도 207.71"이라는 제목을 뽑았는데, 대강 읽어보니 비슷한 거 같아서 그냥 사진만 넣고 맙니다. 무엇보다 샌들 기사에 대한 정정기사가 오늘 실리지 않은 관계로 소개하고픈 마음이 사라졌다는....-_-;;

아무튼 피겨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전달이나 소개에 미비했던 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많이들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로서 야구에 이어, 피겨의 일본현지 언론반응 전달을 마치도록 하겟습니다.

아참, 그리고 물론 이 블로그는 앞으로도 꼬박꼬박 갱신될 테니, 심심하면 놀러오시고 그러십시오. 부처나 승엽이 소식은 꾸준히 올려 보려고 하니까요. 글구 저는 원래 축구글이 전문인지라 2010년 여름엔 아마 지금까지 와는 다르게 상당히 과도하게 흥분할 듯 하니, 기대해 주십시오.

댓글 달아주시고 메일도 보내주시고 방명록도 써주시고, 그러니까 고정적인 독자님들도 꽤 계셨는데 그간 읽느라 고생하셨슴다...^^;;





출처 : http://blog.ohmynews.com/tetsu/265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