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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전쟁, 양보는 없다 … 은행 VS 증권사 - [한국경제]

thinks of 2007. 11. 18. 21:06
PB 전쟁, 양보는 없다 … 은행 VS 증권사

입력: 2007-11-12 10:06 / 수정: 2007-11-12 18:40

올 들어 금융회사의 최대 화두는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PB(프라이빗 뱅킹)다.

대출이나 주식거래 등 단순 업무로는 고액투자자들을 더 이상 붙잡아 둘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인 셈이다.

특히 증권회사들이 '투자'개념을 앞세워 은행들이 장악해온 PB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나가면서 양측 간 PB전쟁은 날로 거세지는 양상이다.

세무상담은 기본이며 골프강습에서 장례 지원까지 토털 서비스로 무장하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은행의 최대 강점은 역시 폭넓은 영업망이다.

또 종합 재무설계에 능하고 자산의 안정적 관리란 이미지도 갖고 있다.

이에 맞서 증권사들은 경쟁력있는 투자상품을 앞세워 바람몰이에 한창이다.



은행 PB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폭넓은 지점망이다.

은행들은 이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PB센터를 더 늘려 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서울과 인천 송도,부천,수지 등에 PB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내년에도 4개의 PB센터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자체 PB센터인 '골드클럽'이 수도권 지역에만 편중돼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부산과 대전,대구 등 수도권 외의 지방에 골드클럽을 신설한다.

또 PB분야에 2~3년 근무하다 다른 업무로 복귀하는 순환식 인사제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우수 PB 40명을 선발해 평생 PB로 임명했다.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평생 PB제도를 시행하게 됐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PB고객 층을 세분화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초부유층(HNWI:high net worth individuals)을 대상으로 한 PB센터를 열었다.

국민은행의 일반 PB센터는 금융자산 5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존 PB고객 중 예치자산이 5억원 이상인 VIP고객을 위한 '씨티골드셀렉터'를 만들어 특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PB분야 세계 1위인 메릴린치와 합작해 PB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사가 하기 어려운 부동산 투자,세무 상담,자녀 유학 상담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자녀 매칭 및 장례 지원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증권사가 강점을 보이는 펀드투자와 관련해서도 '안정'이란 개념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있다.

김은정 신한은행 PB영업부 차장은 "증권사와 은행 고객들의 펀드 수익률은 거의 차이가 없으며 은행은 고객들의 종합적인 재무 설계를 짜주는 측면에서 증권사보다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주식 상승장에서는 증권사를 많이 찾게 되지만 조정이 진행되면 증권사 PB고객들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결국 수익률을 우선하면 증권사 PB를 찾고 안정성을 중시하면 은행 PB고객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요약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장기적으로 은행 PB고객들의 상당수가 증권사와 거래를 병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선종 하나은행 PB팀장은 "PB고객들은 보통 2~3개 금융회사를 함께 거래한다"며 "앞으로 증권사 PB영업이 강화되면 부자 고객들도 수익성 관리차원에서 전체 자산의 20~30% 정도를 증권사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증권업계는 올 들어 PB 사업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사내교육기관을 잇따라 설립하고,고액자산가 전용 점포망 개설 경쟁도 치열하다.

물론 목표는 은행권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선두주자는 단연 삼성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다.

삼성증권은 'PB영업 대중화'를 내걸고 2005년부터 전 지점에서 PB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주식 펀드 금융상품 등 삼성증권에 맡긴 돈이 1억원을 넘으면 'Fn아너스 클럽'에 자동가입돼 서비스를 받는다.

자산 현황에 대한 정기 분석보고서가 배달되고 재테크 설명회에도 초대된다.

최근에는 은행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특급호텔(호텔신라)에 자산클리닉센터도 개설했다.

지난달에는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H-클럽'을 종로타워 21층에 오픈했다.

CEO(최고경영자)나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특별한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준다.

중대형 증권사인 동양종금증권도 PB분야에서만큼은 선두권이다.

종금사로 출발해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2002년부터 5년째 PB영업에 매진한 결과다.

본점(영업부) 강남점 분당점 목동점 등 4개 PB영업점포(골드센터)에서 거액고객을 관리한다.

본점과 강남점은 자산이 각각 2조원과 1조원을 넘을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8월 1호 자산관리센터(도곡점)를 선보이며 PB 영업 대전에 뛰어들었다.

대우는 연내 3~4개를 추가로 오픈하는 등 향후 자산관리센터를 1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중순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소를 오픈했으며,우리투자증권 출신의 정종옥 상무를 소장으로 영입해 VIP고객의 자산운용컨설팅을 해 주고,외부전문가 그룹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부동산 세무컨설팅도 해준다.

우리투자증권은 2년 전부터 PB서비스에 가세,올해만도 7번의 VIP고객 대상 포트폴리오 투자세미나를 열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6일 고객자산관리 영업에 집중하는 '명품자산관리플라자'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조만간 PB전문 점포를 첫 출점한다.

한화증권도 자산관리 전문점포인 '콘체른' 4개점을 운영 중이며,한국투자증권은 3억원 이상 고객에 대한 영업을 강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 직원을 자산관리 전문가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사내시험을 통과한 직원에게 '애셋 매니저' 자격을 부여하고 있고,전 점포에 주식전문 상담역과 은행출신 PB로 구성된 맵스(MAPS)팀이 구성돼 고객자산을 관리해 준다.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영업부 설태희 이사는 "은행에 비해 영업망이 부족한 게 단점이지만 대세 상승장을 맞아 증권쪽 문을 두드리는 PB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3년 내 은행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