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여성들의 지위가 하이힐의 높이로 구분되던 시대가 있었다. 아찔한(?) ‘킬 힐’은 아무나 신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신분이 높지 않은 여성은 높은 굽의 신을 신지 못했던 것. 신발의 높이만 봐도 신을 신은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있었고 ‘천한 것’들은 감히 높고 세련된 신을 신을 수도 없었다. 문화사가 에드아루트 푹스에 따르면 힐은 육체의 과시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 발명품이었다. 힐을 신음으로써, 여성의 아름다움이 모두 적극적인 상태를 나타내게 된다는 것. 하이힐은 16세기까진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17세기 초가 돼서야 서서히 세상에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하이힐의 등장은 우연이 아닌 단계적 발전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우선 에스파냐의 무어인 여성들이 신었던 목제의 높은 굽이 붙은 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