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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과거사 그리고 대한민국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30. 09:11

너무 민감한 주제라서 항상 글쓰기를 망설여왔지만, 용기를 내서 글을 써본다. 비록 아는 것도 별로 많지 않고 현실을 바꿀 만한 용기도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참고만 있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죄송스러워서 글을 써본다.
 
우리나라는 1910년 8월 22일 경술국치일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절까지 치욕스런 일제강점하에 지내게 된다. 몇 분 국회의원께서는 내년이 한일병합 100주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대한민국국민에게 한일병합 (한일합방의 바뀐명칭, 원래 조약이름은 일한병합이었다고 한다.) 은 결코 잊어서는 안되지만 부끄러운 과거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WBC에서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를 그토록 바랬었고, 김연아가 국제 피겨에 엄청난 스폰서를 하는 일본때문에 어마어마한 편파판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마오를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일본음식이 맛있고, 일제를 자꾸 사용하게 되면서도 일본이 너무 미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작은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일본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화해해 진정한 국제사회의 동반자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용서와 화해는 과거사를 정리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일 것이다.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18년째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위안부는 일제강점하에서 사회적으로 약자였던 여성이 피해를 받았던 사건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에게 그런 피해를 당하면서 건강을 잃고 해방된 우리나라에서도 가부장적인 사회때문에 2차피해를 받으셨다. 반인륜, 비인권적인 사건으로 일본정부 차원에서 진실한 사과와 철저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이제 연세가 많으신 위안부의 피해할머니 분들은 120여분 밖에 계시지 않다고 한다. 이 분들의 억울함을 대신 해결해줘야 될 정부와 대통령은 이제 과거는 잊고 미래에 힘쓰자고 한 뒤 이 문제를 아예 덮어두려고 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보상은 커녕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의 일부 식자들은 자발적인 참여였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다. 


출처: CNB저널



 또다른 문제는 과거사 청산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해방이래 단 한번도 제대로 과거사를 청산해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내진입작전을 수행하기 직전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미군정이 시작되고, 우리는 친일파를 처단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남한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해 백범 김구 선생님이 대통령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대통령이 되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친일파를 처단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국사의 대부분은 일제시대때 확립된 식민사관을 바탕으로 쓰여져 있다. 이쯤되면 아직까지 우리가 일본을 싫어하는 것이 더 신기할 지경이다.

 프랑스는 세계대전 중 4년 간 독일의 지배하에 있었다. 프랑스는 독일군을 프랑스 땅에서 몰아낸 뒤 처음으로 한 일이 친나치를 척결했던 일이다. 민병대원, 선전원, 군법재판소 검사, 판사 등의 고위 공직자, 또는 찬양하는 언동을 한 사람들, 지위 고하를 막논하고 나치에 협력했던 사람들은 모두 잡아들였다. 그 결과 천재작가 였던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총살, 르노자동차의 회장은 옥사, 그리고 협력했던 정치인은 피선거권을 박탈해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 봉쇄하였다. 겨우 4년의 지배였으니 가능했고, 우리나라는 기간이 길어서 힘들다고? 4년 지배의 결과 투옥되었던 사람은 99만명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의 당당한 프랑스, 선진국의 프랑스는 깨끗했던 과거를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다. 또한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였던 폴란드는 최근 특별법을 제정해 비밀경찰에 협력했던 70여만명 모두 자백서를 써야하는 법을 제정하였다. 

 부끄러웠던 과거를 깨끗히 정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기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검사도 있으며 전국민의 통합을 위한답시고 광주에서 민간인을 공수부대로 학살했던 전직 대통령은 사면되었다. 친일파들은 해방후 다시 미군정 밑에서 권력을 잡았었고, 여전히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 해방 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헌법을 수호한다는 맹세를 하였다. 그 헌법에 쓰여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했으면, 결코 건국 60주년이라는 말을 꺼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습을 통해 그것이 정의가 아니라 할지라도 단 한순간이라도 성공한다면 결코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독일의 <타케스슈피겔>의 클레멘스 베르긴 논설위원은 독일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이웃 나라들은 독일을 억누르는 정치적 도구로 과거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독일이 참회하지 않았다면 이웃 나라들은 계속 독일을 압박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주변국들과 연합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국가가 앞서서 압박 해야 하지 않을까? 왜 피해자인 우리가 앞장서서 과거를 덮어두자고 주장을 하는 것일까?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 일일까?



출처 : http://jseung.tistory.com/27